2013년 신작 미드 <호스티지> - 대통령과 가족,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2013년 신작 미드 <호스티지> - 대통령과 가족,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2013년에는 유독 흥미로운 소재의 신작 미드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미국 CBS 방송사에서 방영 중인 <호스티지>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호스티지>는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인질로 잡힌 외과의사가 대통령 암살을 강요받는 내용으로 정치 스릴러를 표방하는 드라마입니다.

 

  주인공인 엘렌 샌더스는 실력있는 흉부외과 의사로 대통령의 폐에 생긴 양성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집도하게 됩니다. 그런데 수술을 앞두고 괴한들이 침입해서는 엘렌과 그녀의 가족들을 인질로 잡습니다. 괴한들의 정체는 FBI 요원인 던컨 칼라일이 비밀리에 조직한 팀으로 이들은 엘렌에게 대통령을 의료사고로 가장해 암살할 것을 강요하죠. 자신들의 지시에 따라 암살을 성공리에 마치게 되면 엘렌과 가족들을 무사히 풀어주겠지만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암살이 실패하면 그들 모두를 죽이겠다고 협박합니다.

 

인질로 잡힌 엘렌과 그녀의 가족

  <호스티지>는 이처럼 주인공 엘렌이 가족들의 목숨과 대통령의 목숨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도덕적 딜레마를 토대로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여기에 엘렌의 가족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수많은 변수가 되어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죠. 엘렌의 남편 브라이언은 직장 동료인 사만다와 바람을 피우는 사이입니다. 인질범들은 이 사실을 알고 약점으로 이용합니다. 브라이언에게 엘렌을 설득하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죠.

 

  딸인 모건은 고등학생으로 가족들은 모르고 있지만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임신을 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그녀의 남자친구는 무모할 정도 용감하고 즉흥적인 성격으로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이 불가능한 인물이라 매번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합니다. 아들인 제이크는 누나 모건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 겉으로는 모범생인 것처럼 보이지만 뒤로는 친구들에게 마약을 판매하고 있죠. 또한 마약공급자에게 대금을 치르지 못해 폭행과 협박을 당하기도 합니다.

 

<호스티지>의 주인공, 엘렌 샌더스 박사

엘렌의 남편, 브라이언 샌더스

엘렌의 딸, 모건 샌더스

엘렌의 아들, 제이크 샌더스

  여기까지만 봤을 때 <호스티지> ‘외과의사를 이용한 대통령 암살’ 이라는 특이한 소재 이외에 기존에 나왔던 드라마들과 뚜렷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기는 힘듭니다.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 이야기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하는 기법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방식이죠. 이미 미국 Fox 방송사의 <프리즌 브레이크>와 미국 ABC 방송사의 <로스트>에서 쓰인 바 있습니다. 이런 드라마들에 비교해 보면 <호스티지>는 상대적으로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단점마저 가지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스티지>를 매력적인 드라마라 할 수 있는 이유는 드라마 속에 잘 녹아들어 있는 ‘스톡홀름 증후군’과 ‘리마 증후군’ 때문입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들이 범인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현상이고 ‘리마 증후군’은 반대로 범인이 인질들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현상입니다. 드라마의 초반부에서는 스톡홀름 증후군과 리마 증후군의 어떠한 조짐도 찾아볼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은연 중에 드러나는 스톡홀름 증후군과 리마 증후군은 드라마의 전반적인 기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엘렌의 가족을 인질로 잡고 있는 FBI 요원, 던컨 칼라일 

  처음에는 엘렌의 가족 모두 범인들을 적대시하고 증오하지만 나중에는 브라이언을 제외한 가족들은 점점 범인들의 행동을 옹호하거나 이들에게 협조하려는 듯한 태도를 취하기 시작하죠. 던컨 칼라일과 다른 범인들도 마찬가지로 엘렌 가족들에 동화되어가는 보습들이 보입니다. 게다가 범인들과 인질들이 서로 무조건적으로 가까워지고 협력적인 관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등장인물 개개인이 가진 문제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매우 기묘하고 복잡한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때문에 스토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결말을 더욱 기대하게 하죠.

 

  현재 <호스티지>는 13화까지 방영한 상태로 15화를 마지막으로 종영이 될 예정입니다. 미국 현지 시간으로 1월 6일에 14화, 15화를 연속 방영한다고 하니 미드 휴방기인 요즘에 몰아서 보기 딱 좋은 미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