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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포그의 리뷰/책

<공부하는 인간> 동서양의 문화 차이, 동양은 열등하고 서양은 우월한 걸까? <2부>

<공부하는 인간> 동서양의 문화 차이, 동양은 열등하고 서양은 우월한 걸까? <2부>

 

 

 

  이번 포스트에서는 KBS 특집 다큐멘터리 <공부하는 인간, 호모 아카데미쿠스>을 통하여 1부에서 아직 해소되지 않은 의문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즉, 서양이 현대사회의 교육적, 경제적 측면에 있어 보다 동양보다 우월한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되겠네요.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1부는 아래 링크에 걸어놓겠습니다.

 

<생각의 지도> - 동서양의 문화 차이, 동양은 열등하고 서양은 우월한 걸까? <1>

 

 

  <공부하는 인간, 호모 아카데미쿠스>4명 하버드 학생들이 모여서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문화에 따른 공부방식의 차이와 인류가 공부를 하는 이유를 알아가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질문과는 차이가 있는 듯이 보이지만 이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원하는 해답 또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계방향으로 임준택(스콧), 제니, 브라이언, 릴리)

 

  그럼 여행을 떠나는 4명의 학생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한국계 미국인 임준택(스콧)은 하버드대 4학년생으로 의학을 전공하고 있죠. 임준택은 유태인의 공부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네요. 다음은 제니입니다. 역시 하버드대 4학년생으로 뇌과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공부법에 관심이 있다고 하네요. 브라이언은 하버드대 3학년생으로 통계학을 전공하고 있고 인도의 공부법에 관심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릴리는 하버드대 졸업생으로 구글에 입사한 엄친딸입니다. 릴리는 최고의 공부, 공부의 의미에 대해 해답을 얻어가길 원하네요.

 

 

  이들이 제일 먼저 향한 곳은 한국입니다. 대치동에 도착한 뒤 수많은 학원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에 한 번 놀라고 고시원에서는 하루에 12시간 이상 공부한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놀라게 됩니다.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는 제니와 임준택은 고등학생들과의 수학문제 풀기 대결을 하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중국으로 향합니다. 중국 학생들은 공부방법은 대체로 우리와 비슷합니다. 주로 암기를 통해서 공부를 하는데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때로는 소리내어 공부할 내용을 읽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는 것이죠. 중국 학생들에게 공부를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란 답변이 많이 나옵니다.

 

 

 

  영국에 가서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교육법을 살펴봅니다. 옥스퍼드는 그레이트홀과 옥스퍼드 유니언이란 장소에서 토론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그레이트 홀은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나왔던 긴 탁자가 있는 식당으로 옥스퍼드 학생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토론을 하는 장소입니다. 옥스퍼드 유니언은 또다른 토론 장소로 토론할 주제가 있거나 의견이 있는 사람은 방청석에서 중앙으로 나가 학생증을 제출하고 발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교육 방식은 원래 강의와 질문, 토론이 적절히 섞인 형태이지만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옥스퍼드 대학교와 비슷한 부분이 있죠. 페이스북의 개발자인 마크 주커버그를 배출한 이 사립학교는 하크니스 테이블에서 수업을 진행합니다. 특이사항이라면 수업에서 강의가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각자의 학생들이 스스로 수업때 공부하고 토론할 의제를 준비해 와야한다는 것이죠.

 

  여기까지만 놓고 비교해 보면 이론의 여지없이 동양의 교육은 서양의 교육에 비해 열등한 것 같아 보입니다. 서양의 학생들은 자율적인 토론으로 창조적인 공부를 하는 데 반해서, 동양의 학생들이 하는 공부에는 단순한 암기밖에 없는 것처럼 보이죠 

 

  정말 더 이상 볼 필요도 없이 결론은 서양은 우월하고 동양은 열등한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제가 이 다큐멘터리를 소개할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앞에서 언급하지 않은 게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미국 텍사스 주립대 산하 영재학교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 학교는 텍사스 전역에 있는 수학, 과학 영재들이 모이는 곳인데 정원의 2/3가 아시아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텍사스 주의 인구 중 오직 1%만이 아시아계 학생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시아 학생의 입학률이 백인 학생의 200배가 넘는 겁니다. 이 학교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수많은 수학, 과학 영재학교에는 동양 출신 학생들의 수가 월등히 많죠. 만약 동양이 열등하고 서양이 우월하다는 게 사실이라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 학생들의 수학적, 과학적 능력을 칭찬하면서 미국 학생들도 본받아야한다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과연 서양의 공부법이 옳고 동양의 공부법은 잘못된 것이라면 과연 미국의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을까요?

 

 

 

   위의 사례들은 서양의 교육이 선진적이고 우월하며 동양의 교육은 열등하다는 지금까지의 우리의 생각을 뒤집어버리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서양의 교육과 공부법들에도 문제는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바로 지식의 격차와 적은 기회이죠. 서양은 학업 수준이 뛰어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격차가 매우 심하고 수준이 뒤떨어지는 학생들은 열등반으로 분류됩니다. 열등반으로 분류되면 공부에 재능이 없는 학생이라 생각되어 더이상 성적을 향상시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 상태로 정체되어 버리는 거죠. 하지만 우리의 경우, 공부를 재능의 문제로만 여기지 않습니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더라도 누구나 노력을 하면 발전할 수 있다고 믿죠. 또한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졸업하기 전까지는 만회할 기회가 있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도 억지로라도 가르치려고 합니다.

 

  그럼 경제적인 측면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경제대국들은 서양 국가들이지만 한중일 3개국의 경제력 또한 경제대국이라 할 만한 위치에 와 있고 경제발전 속도는 오히려 서양보다 빨랐습니다. 한국은 한때 아시아 최빈국이었고, 중국도 경제 순위 150위의 가난한 국가였습니다. 일본 또한 2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어려운 시절이 있었죠. 하지만 3개국 모두 세계적으로 이례가 없는 급속 경제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기여하고자 노력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즉, 개인보다는 사회를 중요시하는 동양의 문화가 이루어낸 성과인 것입니다.

 

 

 

  결론은 다시, '동양이 열등한 것도 서양이 우월한 것도 아니다' 입니다. 교육적 측면이든 경제적 측면이든 간에 말입니다. 때문에 잘못된 믿음으로 우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려 서양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서양의 방식에는 문제가 없는 게 아니라 우리와 다른 형태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서양의 방식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로 대체하는 것이죠.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장점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가진 장점을 살리면서 서양의 장점을 일부 수용하여 우리의 단점을 보완하는 형태의 해결책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생각하는 지도>와 <공부하는 인간>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상 2부작으로 기획한  <동서양의 문화 차이, 동양은 열등하고 서양은 우월한 걸까?>를 끝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 포스트가 마음에 드셨거나 도움이 되셨거나 아래 다음뷰와 믹시를 추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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